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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쌓는 생각 & 습관/나의 생각 그리고 일상

프랑스 중산층의 조건. 나와 우리는?

by 리치달리오 2022. 10. 1.

 

프랑스 중산층의 조건

 

1. 1개 이상 자유롭게 구사하는 외국어를 할 줄 아는 것.

2.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가 있을 것.

3. 다룰 줄 아는 악기 한 가지가 있을 것.

4.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하나가 있을 것.

5. 공분(共憤)에 의연히 참여할 것.

6. 약자를 도우며 봉사를 꾸준히 할 것.

 

프랑스에서 말하는 '중산층의 조건'이라고 한다.

 

이는 사실 프랑스 국민들의 보편적 인식보다는,

프랑스 퐁피두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 <삶의 질>을 통해 중산층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로 제시한 것이라고 한다.

 

20대 초반의 3년을 프랑스에서 유학했고,

4년 전에도 직장 연수 차 6개월 정도 다시 프랑스에 다녀 온 나도 사실 몰랐던 것.

 

분명 언젠가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오히려 우리나라의 한 기사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생각하는 중산층의 조건은 이러이러한데,

우리나라의 중산층 조건은 이러이러하다.. 라는 내용의 기사였던 것 같다.

 

프랑스의 중산층 조건은 한눈에 보더라도 가치 지향적, 개인의 신념과 교양이 주된 기준이다.

보통 경제적 조건과 사회적 지위로 중산층을 정의하는 우리나라의 보편적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없겠지만, 사회적 특성과 단면을 보여주는 차이점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으로 나는 과연 몇 가지나 해당될 지를 돌아보며

자연스레 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ㅎㅎ

(이웃님들도 함께 해보시길.)

 

 

 

#1. 1개 이상 자유롭게 구사하는 외국어를 할 줄 아는 것. : O

 

내가 가장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는 역시 프랑스어.

그리고 자유롭게까지는 아니지만, 영어 또한 간단한 의사소통에 큰 무리는 없다.

어릴 때 프랑스를 다녀오지도 않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프랑스어의 아베쎄데(abcd)도 모르던 나였지만,

좋은 계기로 대학에서 공짜로 유학을 보내주는 제도에 선발되었다.

그렇게 프랑스의 명문 학교들인 그랑제꼴 중 하나로 유학을 다녀올 수 있었다.

*(Grands ecoles : 그랑제꼴은 프랑스 특유의 고급 전문기술인 양성 교육 기관으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소수 정예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엘리트를 양성한다.)

 

덕분에 감사하게도 후배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친 경험도,

직장에서 보내주는 프랑스로의 연수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3년 후에 다시 프랑스로 갈 기회가 생길 것 같아 프랑스어와 영어는 꾸준히 공부하려고 한다.

 

 

#2.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가 있을 것. : O

 

가장 즐기는 스포츠는 역시 축구, 풋살이다.

2주에 1번씩은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오랜만에 축구 경기를 하고 왔다.ㅎㅎ

원래는 축구를 직접 하는 것만 좋아했지만, 손흥민이 epl에서 활약한 17~18년도 이후로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TV나 예능은 전혀 보지 않지만 손흥민이 나오는 경기는 반드시 챙겨보려고 노력 중이다.

 

가장 최근에 '새로' 배운 스포츠는 테니스.

아내와 함께 시작해서 몇개월 정도 배우다 레슨은 못받고 있는데, 아직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수준은 안된다.

레슨도 더 받아야 하고, 아직 더욱 연습이 필요한 부분..

 

 

#3. 다룰 줄 아는 악기 한 가지가 있을 것. : X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워낙 좋아해서 일반인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 썰에 대해서는 100% 공개되지는 않는 선에서 나중에 블로그에도 풀어보려고 한다.ㅎㅎ)

내가 직접 다룰 수 있는 악기는 안타깝게도 아직 없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고,

아내가 피아노를 전공하고 피아노를 가르치는 일도 하기에 한 때 배워보려고 노력했지만.. 잠깐뿐이었다.ㅎㅎ

언젠가는 노래를 함께 하며 연주할 수 있는 악기 하나를 마스터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는데,

현재 집중하고 공부하고 있는 부분들을 많이 이뤄놓는다면 이후 악기도 꼭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피아노 or 기타)

 

 

#4.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하나가 있을 것. : O

 

사실 나는 요리를 잘 하지 못했고(하지도 않았고) 관심도 부족했었다.

그러나 약 두 달 전부터, 아내에게 좀 더 이쁨받고자(?) 요리를 취미로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주말 부부이기에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내가 '요리다운 요리'를 해주기로 약속하고 실천해왔다.

 

그래서 도전하게 된 몇가지 메인요리가 있는데,

그 중 아내가 가장 맛있다고 한 요리가 곧 내가 가장 자신있는 요리다.ㅎㅎ

 

두가지 정도를 꼽아보자면...

통항정살 간장조림 + 머쉬포테이토

스키야키

일 것 같다.

 

이 두 가지는 정말 자신있다. 갑자기 먹고 싶다.

 

 

#5. 공분(公憤) 에 의연히 참여할 것. : △

 

공분에 의연히 참여한다는 말부터 참 어렵고 철학적이긴 하다.

 

좀 더 쉽게 해석해본다면,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와 환경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지니고 이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의연히 해결해보려는 태도이지 않을까.

 

자본주의와 경제라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부터

이에 연계한 사회와 국가의 문제들에 충분히 '공분'하는 포지션을 취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여전히 부족하고,

'의연히 참여'한다는 경계선도 참 모호하기에 △ 를 주었다.

 

 

#6. 약자를 도우며 봉사를 꾸준히 할 것. : X

 

가장 부끄러웠던 마지막 요건이다.

 

19년이었나, 20년 쯤 신년 계획을 세울 때 여러 고민을 하다가

아내에게 '올해는 봉사를 정말 많이 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었지만 여러가지 핑계와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어느새 그 목표가 시들어갔다.

 

그래도 그때쯤, 덕분에 한국컴패션에 기부하는 것을 시작했던 것 같다.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꽤 오랜 시간동안 기부를 하고 있다.

 

단순 기부에 그치지 말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하는 것을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겠다.

봉사를 한다면, 어디서 어떻게 할 지 잘 고민해보고 실천해야 할듯.

이런저런 핑계 대지 말고, 나누는 사람이 결국은 더욱 얻게 된다는,

기브앤테이크의 메시지를 잊지 말고 실천해보자. :)

 

 

프랑스 기준이긴 하지만 전체 6개 중 4개를 '부분 충족'했다.ㅎㅎ

아직은 '찐' 중산층이 되기에는 부족하지만

진정한 중산층이 될 때까지 나의 '자산' 뿐만 아니라 가치 또한 높여가야 할 것 같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자기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기준은 매우 경제적이고 사회적(지위)인 기준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그리고 그 기준 자체가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환경과 상황, 가치관이 다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인정해야겠지만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국민이 바라보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중산층의 기준'이 좀 더 가치지향적이고, 신념과 가치관으로 결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무언가가(집이, 부동산이, 소득이, 사회적 지위가,...) 충분히 충족되는 사회가 되어야겠지.

 

 

어느 동네 사시나요? 어느 아파트인가요?

무슨 차 모시나요?

...

라는 질문보다

 

어떤 외국어를 하시나요?

보통 무슨 스포츠를 즐기시나요?

..

를 물어보는 그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