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에서 중요한 진급 발표가 있었습니다.
직장이라기보다는 전체 조직 내에서의 진급 발표라고 볼 수 있겠네요.(임원급, 공무원 2급 수준의 진급)
그만큼 모두가 기다리는 중요한 발표였습니다.

진급 발표 날에는 오전부터 발표 전까지 분위기가 조용하기도 하고,
다들 결과를 기다리며 만날 때마다 '발표 아직이지?' 라는 말로 인사하며 다소 어수선하기도 합니다.
진급 대상자들은 자신의 진급 여부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고,
아래 조직원들은 진급 대상자인 상급자의 진급 여부를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며
일은 손에 잘 안 잡히고, 함께 애가 탑니다.
그리고 오후에 드디어 발표가 났습니다.
다행히 제가 현재 모시고 있는 상급자는 진급이 되셨습니다.
동료들과 명단을 공유하고, 함께 가슴을 쓸어내리고 기뻐하며 '다행이다'라는 말과 함께 축하 준비를 합니다.
이전에 함께 근무했던 분들에게도 진심을 담아 축하 문자를 드립니다.
하급자가 봐도 너무 훌륭했고 존경스러웠던 분들도 계셔서 참 기쁘기도 한데,
'이 분은 절대 안되는데...'라는 분도 계셔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또 무엇보다 정말 존경하고 감사했던 분이자,
지금 누구보다도 가장 빡센 곳에서 오로지 업무만을 위해서 가족도 희생해가며 말 그대로 '갈아 넣고' 계신 분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욱 씁쓸해집니다.
제 마음도 이리 허탈한데, 본인은 얼마나 안타까우실지.

그리고 자기 전 잠깐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니,
작년에도, 올해도 진급에 누락되신 분의 안타까운 넋두리를 보았습니다.
(위에 언급한 모시던 분은 아니고, 다른 분)
굳이 사람들이 다 알아볼 정도로 이렇게 SNS에 넋두리를 하는 것이 의아했지만,
한편으로는 '하긴, 어디에도 한탄할 데가 없으니..' 라는 생각에 그 마음은 이해도 됩니다.
작년에도 그런 비슷한 넋두리를 보았던 것 같은데, 많이 아쉽고, 억울하셨던 것 같습니다.
대략 내용은 이랬습니다.
일장춘몽... 이젠 (기회도) 없을 것이기에 다행인 것 같다.
ㅇㅇㅇ에서 한 고생...
ㅇㅇ가서 열심히 한 것이 미련이지만...
또 내가 모시던 분이 좋은 곳에 가라고 권유했었지만 고집부렸다.
이번주 불면에 잠 못이루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일장춘몽..
더이상 ㅇㅇㅇ(근무했던 곳)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단지 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고생했던 그 시절 때문에..
마지막 멘트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단지 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자기 때문에 고생했던 그 시절 때문에..
진급 축하를 드리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쁘실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가도,
이런 안타까운 넋두리를 보며 이내 저도 마음을 다잡습니다.
"나는 절대로, 진급만을 위해 희생하며 살지 않을 것이다.
내 가족을 최우선으로 지키면서, 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며,
진급 하나에 목매지 않도록 나의 길을 꿋꿋히 가야겠다. 절대 잊지말자."
물론 진급은 영광스러운 일이자 가문의 영광이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충분히 기뻐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진급일까요.
무엇을 위한 희생일까요.
그렇게 희생해서 자신의 유일한 정체성이었던 진급이 되지 않는다면..
훗날 돌아보았을 때 무엇이 남을까요.
그렇게 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조직에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되,
내 스스로를 위한 공부를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궁극적으로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며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직위가, 계급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능력과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내가 성취한 것들이 이 내 정체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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